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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지상에서 빚어낸 천체, 백자 달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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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불려야 할 이름, 달항아리 우리는 일상의 사물들을 손쉽게 ‘제품(PRODUCT)’이라 부릅니다. 규격화된 공정, 매끄러운 분업형 대량 생산, 그리고 소수점 아래까지 오차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대칭. 하지만 여기, 'PRODUCT'라는 단어의 테두리 안에는 도저히 가두어 둘 수 없는 존재가 있습니다. 17세기 말부터 18세기 중엽, 조선 백자의 황금기에 피어난 백자 대호(大壺) — 우리에게는 '달항아리'로 더 잘 알려진 기물입니다. 화가 김환기는 일찍이 *"둥근 하늘과 둥근 항아리와 푸른 하늘과 흰 항아리와 틀림없는 한 쌍이다"*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국보와 보물로 지정되어 그 숭고함을 인정받은 이 항아리를 단순한 소비재나 상업적 제품이라 부를 수 없는 이유, 그것은 가마 밖으로 나오기까지의 고독한 여정과 본질에 있습니다. 업다지 기법: 상현(上弦)과 하현(下弦)이 이루는 둥근 우주 일반적인 도자기는 하나의 흙 뭉치에서 매끄럽게 형태를 올려내지만, 높이가 40cm를 훌쩍 넘는 대형 달항아리는 그 거대한 무게와 부피 때문에 단번에 빚어낼 수 없습니다. 흙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져 내리기 때문입니다. 조선의 사기장들이 고안해 낸 신기술은 바로 '업다지 기법'이었습니다. 사기장의 손끝에서 리듬을 타고 올라간 상현과 하현, 즉 아래와 위의 대형 사발 모양 몸통 두 개를 물레 위에서 각각 따로 만듭니다. 그리고 반건조된 두 개의 몸통을 마치 보름달을 맞추듯 위아래로 얹어 하나로 연결합니다. 상하(上下)의 살이 맞닿은 그 경계에 미세한 숨구멍이라도 들면 구워지는 과정에서 여지없이 터져 버리기 때문에, 온몸의 감각에 집중하여 세밀하게 다듬고 이어붙여야 합니다. 완벽한 수치와 비례를 계산한 기계가 아닌, 인간의 숨결과 호흡이 만들어낸 유기적인 결합이자 고도의 기술적 성취입니다. 천 도의 불길, 삼분의 일만 살아남는 기적 형태를 갖춘 항아리는 자연 건조와 초벌구이를 거친 후, 비로소 도자기의 운...

[PRODUCT] 시간을 머금은 소리의 휴식: B&O 베오시스템(Beosystem) 300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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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초월한 미학의 부활, 1985년의 혁신이 2025년의 안식이 되기까지 창밖의 빛이 길게 드리워지는 오후, 좋아하는 공간에 앉아 가만히 공기의 흐름을 느껴봅니다. 우리가 머무는 '아늑함'이라는 공간은 단순히 예쁜 가구들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흐르는 시간과 소리의 질감에 의해 완성되곤 합니다. 오늘은 그 흐름의 정점에서 만난, 40년의 시간을 건너온 우아한 안식처 뱅앤올룹슨( Bang & Olufsen) 의 '베오시스템 3000c' 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1985년, 미학적 혁명이 던진 파장 시간을 거슬러 1985년으로 돌아가 봅니다. 당시 뱅앤올룹슨이 선보인 '베오그램 3000(Beogram 3000)' 턴테이블은 오디오 업계에 하나의 거대한 사건이었습니다. 거장 제이콥 젠슨(Jacob Jensen)이 빚어낸 이 마스터피스는 기계라는 본질을 넘어 하나의 조각품과도 같았죠. 차가운 알루미늄이 주는 세련미와 군더더기 없는 미니멀리즘 인터페이스는 "기계는 투박해야 한다"는 시대의 편견을 우아하게 무너뜨렸습니다. 당시 베오그램 3000이 던진 미학적 파장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현대 산업 디자인의 근간이 되었고, 수많은 디자인 박물관이 이 제품을 영구 소장하며 그 가치를 증명해 왔습니다. 2025년의 재해석, 영속성이라는 이름의 위로 그로부터 40년이 흐른 2025년, 뱅앤올룹슨은 '리크리에이트(Recreated)' 프로젝트 를 통해 이 전설적인 디자인을 우리 곁으로 다시 불러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단순히 과거를 흉내 낸 복각 제품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리지널 베오그램 3000을 수거해 장인의 손길로 정교하게 복원하고, 여기에 현대적인 마감과 최신 기술의 숨결을 불어넣었습니다. 이러한 재해석은 우리에게 깊은 철학적 질문을 던집니다. 유행이 계절보다 빠르게 바뀌고 기술이 매일같이 폐기되는 이 시대에, 40년 전의 디자인이 여전히 눈부시게 아름답다는 사...